지난 레터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레터부터는 산멕이의 막전막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산멕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. 원래 이번 레터에서는 산멕이에 등장하는 신들의 역할과 배경을 구분해서 우리의 기준으로 배치하는 이야기를 드리려 했습니다. 하지만 조금은 부드러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, 이번 레터에서는 산멕이에 참여하는 여러 분들 중 무속인 두 분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. (본 레터의 내용은 실제 있었던 인터뷰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.)
묻는 이: 안녕하세요 선생님.
답하는 이(무속인 C씨): 예 안녕하세요.
묻는 이: 선생님께선 산멕이에 언제부터 무속인으로 참여하게 되셨나요?
답하는 이: 내가 여기 00리 출신이라서, 어릴 때부터 할머니고 문중들이 (산을) 멕이는데 구경을 많이 다녔죠. 무속인으로 도운 건 그거는 내가 또 시집을 가고 그땐 시집을 가서 뭐 또 멀리 사니까 잘 참석 못하지. 그러다가 인제 요 동네 와서 살다보니 참석을 하게 되었지.
묻는 이: 산멕이에 무속인으로 참여하시게 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?
답하는 이: 내가 전에는… 살다보니… 뭐 신이 와서 무속 생활을 했죠. 그러다가 뭐 말한 것처럼 여기로 이사를 오니 어린 시절 하던 산멕이를 다시 하게 된거라. 그러니까 내 직업도 그렇고 뭐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야. 내가 여기 사람이잖아요. 여기 분들은 또 동네나 문중 사람이 하는 걸 좋아해.
묻는 이: 동네에서 어려서부터 봐오신 역사가 있었군요. 그럼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의례에 참여하셨을 텐데, 직접 경험하시기에 산멕이와 다른 의례들 사이에 다른 점이라거나 산멕이의 특징이 있을까요?
답하는 이: 그건 말로 할 수 없죠. 전국 다녀보면 차원이 틀리죠.
묻는 이: 어떤 면에서 차원이 다를까요?
답하는 이: 그건 말로 할 수 없는 게… 많은 차이가 있다…
묻는 이: 그럼에도 말로 해주신다면요?ㅎㅎ
답하는 이: 그거는 전국에 있는 다른 산들에서 하는 것을 보면, 뭐 산기도, 산치성 뭐… 돼지, 소 이런 거 바쳐놓고 창 들고 뛰고 그 정도라는 거지. 그런데 이 산멕이는 그런 게 아니다. 산멕이에 있는 사설(무속인이 말과 노래로 풀어내는 신화적 이야기)이며, 당주님네들 하시는 절차며 모든게 옛날 어르신들이 하시던 절차를 가진 그런 산멕이를 하니까. 밖에서 하는 거하고는 차이가 나지.
묻는 이: 그럼 산멕이를 하시면서 어려우신 점도 있나요?
답하는 이: 이 힘든 건 옛날 거 그대로 하려니까 좀 힘들죠. 매일 하고 자주 하는 일이 아니니까. 이건 1년에 봄맞이 가을맞이 하거나 한 번 하니까… 다른데 나가면 돈 버는 일이 있는데 여기는 매일 있지 않는 거니까… 그래도 절차를 그대로 해야 하는데 매일 연습할 수 없으니 그게 조금 어렵죠.
묻는 이: 그럼에도 산멕이에 애정을 갖고 지속을 고민하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신가요?